2016-12-04 00:31:13               

영화 같은 현실, 현실 같은 영화

[앵커]

요즘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서 “영화같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영화 같은 현실 속에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재난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너무 똑같다는 말을 들을 것 같아 일부러 뺀 장면도 있다고 합니다.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정치권력과 재벌, 그리고 언론의 유착 관계를 정조준했던 영화 ‘내부자들’.

“민중은 개 돼지”라는 대사, 검찰의 수사와 정국 해법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우되는 영화속 상황이 현실을 그려냈다고 해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무너진 터널 안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시민의 생존 영화 역시 구조당국의 무능과 안일한 대처를 신랄하게 풍자해 현실을 되돌아 보게 했습니다.

세밑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판도라’는 원전 폭발 사고를 소재로 합니다.

4년 전 기획 당시만 해도 가상의 설정이었지만 지난 9월 경주 지진을 겪으며 의도치 않게 현실성을 갖게 됐습니다.

<현장음> “진도 7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공법이 적용된 견고한 시설과…”

우왕좌왕, 재난에 대응하는 영화 속 당국의 태도는 기시감 마저 느끼게 합니다.

<현장음> “이런 상황을 대비한 대피계획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은 없습니다.”

현실과 너무나 비슷한 모습에 오히려 제작진이 경계하고 나섰습니다.

<박정우 / 영화 '판도라' 감독> “시국에 절묘하게 맞을 것 같은 대사가 더 있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이런 것들이 이 영화를 보는데 방해가 더 될 것 같아서 일부러 들어낸 대사들이 있습니다.”

현실을 담은 영화들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원전 안전성을 처음으로 화두로 제시한 상업영화가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