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말에는 몇 가지 법칙들이 존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우리말의 속성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소리마루와 억양,
호흡과 끊기, 템포와 리듬, 휴지와 사이, 어조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적 접근은 다분히 인위적이고 도식적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이러한 접근방법은 말이 가진 속성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수단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소리마루와
억양, 호흡과 끊기 등의 법칙에 따라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법칙들을 한꺼번에 혼용하는 가운데 말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이러한 법칙들의 총합을 넘어서는 지점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무의식적으로 어법에 맞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불필요한 긴장에 의해 말을
꾸미거나 과장하지 않고 일상적 충동이 자연스럽게 작용하는 가운데 말을 하게 되면,
소리마루법칙이나 억양, 호흡과 끊기 등의 어법은 그에 합당한 형태로 저절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때로는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은 어법에 맞는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만 한다. 배우는 자신이
아닌 역할의 말을 마치 자신의 말처럼 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말이 지닌 일반적인 속성을 이해하는 가운데 의식적으로 이에 관한 별도의 훈련을
진행해야만 한다. 배우는 실제 역할연기를 수행함에 있어서 억양이나 호흡과 끊기 등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역할의 의지와 충동에 따라 그러한 말의 법칙이
저절로 작동될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료출처 -서울예술대학 김철홍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