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억양

억양(抑揚, Intonation)이란 ?

말소리의 높고 낮음으로 나타나는 음악적 흐름선이다.

억양은 목소리의 높낮이(Pitch)가 중심적인 요소이긴 하나 동시에 다른 요소들,

즉 강세, 길이, 리듬, 속도, 목소리의 음질 등의 요소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억양은 말하는 사람의 태도를 나타내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자음과 모음 등으로 이루어진 낱말은 각기 사전의 정의된 뜻을 갖고 있으나

그러한 낱말이 어떤 특정한 억양으로 발음될 때에는

낱말이 지닌 원래의 뜻 이외에 화자의 태도가 전달된다.

언어에는 추상적 언어와 물리적 언어가 있듯이

억양도 문법에 따르는 논리적 억양과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심리적 억양이 있다.

논리성이 부족한 말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고,

정서적인 면이 부족한 말은 듣는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할 것이다.

즉 억양에서의 논리적 측면은 의미의 명확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고

정서적 측면은 감동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에게 있어 말의 논리적 측면은 형식이고, 말의 정서적 측면은 내용이 된다.

이것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내용은 형식 - 말, 표정, 몸짓 등의 수단에 의해 표현될 수 있고

형식은 내용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은 논리적 억양에 의해 전달되어야 하며

논리적 억양은 사람의 심리상태에 의해 나타나야 한다.

논리적 억양이 개념을 전달하기 위한 말의 과학적 구성형태라면,

심리적 억양은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정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환경과 조건과 체면 등의 제약 때문에

의식적으로 논리적 억양을 통하여 말을 하다가도,

어떤 때는 무의식적으로 마음속 깊은 충동에 의한 말을 하기도 한다.

울음소리, 웃음소리, 부르짖음, 신음소리, 긴 넋두리, 강한 부르짖음 등을 통한 언어는

자신의 마음을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심리적 억양이 적극적이고 대범하며 거친 방식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능한다면,

논리적 억양은 차분하고 분석적이며 질서정연한 가운데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 기여한다.

배우는 실제적인 연기를 할 때, 논리적 억양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화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숙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에 능숙하지 못하면 기계적인 억양만을 되풀이하여

정서가 없는 메마른 억양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대사를 창조해야하는 배우는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정서적 충동에 따르는 심리적 억양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것을 체득하지 못하고서는 올바른 인물의 창조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연기를 임하는 단계에서는 억양에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

배우가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억양이 아니라 충동이며 호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우는 평소에 충동에 따라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자료 출처 -서울예술대학 김철홍 교수님